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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지욱 ] - 2001년 03월 13일 오후 11시 21분에 남기신 글
산악부 창립등반에 다녀와서 조회수 [ 2661 ] 수정 하기 삭제 하기  

산악부 창립등반에 다녀와서
2001년 3월11일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고대산(해발 872미터)에서 원태언행군단장이 준비한 함청산악회 첫 등반대회가 있었다. 참석자는 김철수명예회장을 비롯한 11명의 정예부대였으나 원단장의 사기극(?)임이 곧 드러났다. 홈페이지 참석요망란에는 가족동반이 가능하다고 했으나장장 5시간여에 거친 강행군이었다. 국토 대 행진으로 단련된 다리들이니까 단시간에 정상을 정복 하였으나 능선도 길고, 골짜기가 깊은 산이었다.

오전 9시 예정대로 의정부역에 집결을 마쳤다. 그런데 이수희 산악회 총무가 약간 늦어지고 우리는 예정대로 9시20분 신탄리행 열차에 올랐다. 열차안에서 아침을 건너뛰고 나온 사람들은 준비해간 김밥으로 요기를 하며 1시간20분 후 에 철도중단점 신탄리에 내렸다. 그 지역은 마침 20년전에 내가 군생활을 하였던 곳이어서 더욱 감회가 새로왔다. 역에서 내리고 바로 산행에 들어갔다. 평지에서는 날씨도 쾌청하고 공기도 깨끗하고 춥지도 않은 날씨였고 발걸음은 가벼웠으나 그 기분은 20분을 넘기지 못 했다. 산골짜기로 접어들자, 유난히 올겨울 많이 내렸던 눈들이 쌓여 있었다. 등산화가 아닌 운동화를 신은 나는 이리저리 미끄러지고 다리엔 힘이 자꾸들어가니 땀이 나기시작했다. 산을 오르던중에 이수희총무가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고 코스를 일러주며 따라오라고 하였는데 말그대로 설상가상 격으로 산은 점점가파라지면서 중간중간에 설치된 로프에 몸을 의지하며 한발 한발 올라갔다. 좁은길 옆길은 낭떠러지.... 여러명이 처음에는 대열이을 이루며 올랐으나 한시간 여가 흐른뒤에는 흐트러지고 한참을 오르다 일행을 기다리며 20분을 쉬고 있으려니 후미가 보인다. 다시또 오르고 올라 저기가 정상인가 하며 오르니 또다른 봉우리가 있고, 그봉우리에 도착하니 저만치 멀리서 더높은 봉우리가 기다리고 있다. 정말 거기서 뒤돌아 내려가고 싶은데 미끄러운 길이 오히려 두려웠다. 원단장에게 아이젠을 한짝이나마 얻은게 다행이었고 오르고 올라서 드디어 정상에 도착하였다.

서쪽으로는 백마고지, L고지가 보이고 철원평야 끝자락에 북한땅이 눈에 들어온다. 그 지역을 경비하는 군인들이 사진촬영금지지역임을 알리고 망향제는 커녕 사진도 못찍게 생겼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인가. 초병들에게 함경남도중앙청년임을 알리고 군부대역시 20년전에 내가 근무하던 곳으로 그 병사가 속한 부대가 몇연대인지 까지 기억하며 나는 사단 수색대출신임을 얘기하며 군 선배가 잠시 망향제를 올릴터이니 책임자에게 문책이 없을것임을 이야기 하고 망향제를 마쳤다. "고향에계신 선조님들 곧 찿아뵙겠습니다" 하는 기원을 드리며 하산을 하였다.

하산은 코스를 바꾸어 급경사를 택하여 하산키로 하였으나 내리막에서는 아이젠도 별 효력을 발휘치 못하고 드디어는 뒤로 자빠지려는 찰라에 몸을 뒤집으며 업들인자세로 넘어지며 양팔이 무척 아파왔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엎어진 상태에서 내몸이 자동적으로 미끄러 내려간다. 주변엔 온통 눈뿐이고 잡을 나무가지나 풀뿌리도 눈에 갖힌지 오래되었다. 덕분에 약 15미터쯤은 상당히 빨리내려갈 수 있었다. 걸어 내려오며 다리가 아프니까 원단장은 바지를 갈아입더니 미끄럼을 타고 내려간다. 그 뒤를 걸어가려니 더미끄럽다. 애라 모르겠다. 청바지가 젓던 말던 같이 미끄럼을 탄다. 그런대 땅에박힌 돌맹이가 엉덩이에 부딧힌다. 아프다. 급경사가 길게 이어지며 로프가 설치되어있었다. 유격대 폼으로 로프를 잡고 뒷걸음치며 내려가는데 얼마나 긴지 팔힘이 빠져서 더이상 로프를 잡지 못할 지경까지 갔다.

하여간 어쨋건에 하산을 거의 마무리하려는데 앞길에 119구급대가 벼랑에서 추락한 사람을 들것에 싣고있었다. 지나치며 힐끗보니 즉사였다. 그길옆에 낭떠러지가 있었는데 거기서 추락한거 같았다. 조금전 갈림길에서 원단장이 위험한 길이라고 나뭇가지로 길을 막았는데 그 길로 들어섯다가 봉변을 당한 모양이다. 역시 우리 원단장은 노련한 사나이였다.

다시는 원단장에게 속아서 산에 오는일은 없을거라고 다짐했건만 정상정복을하니 다음번 산행이 또 기다려 진다. 하산 후 에 오리고기집에 들어갔다. 배도 고프고 술도 고프고... 앗 그런데 20년전 기억이 떠오른다. "아주머니 이집에서 담근 동동주 주세요" 역시 술맛은 일품이었다. 커다란 바가지에 가득담아온 동동주를 두통을 해치우고 오리고기를 시식하고, 돌아오는 열차안에서 할머니 두분이 서울에 팔러가는 냉이를 조금 사서 나누어 갖고 일부는 즉석에서 생으로 술안주를 하여서 먹었다 풋풋한 봄향기가 입속에 가득했다. 의정부역에 내려서 의정부 부대찌게를 먹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부대찌게에 술한잔. 집에 와서는 동네 호프집에서 500두잔 마시고 골아떨어지니 아침에 일어나니 양다리 무릎이 무척아프다. 작년 국토횡단때도 양무릎 도가니가 말썽이더니 또 그런다. 고대산을 정복한 훈장으로 생각하고, 산에서 운명을 달리하신 그 故人의 명복을 빌며 다음번 산행을 기다린다.

함남동지여러분 다음번에 또다시 모여서 추억을 만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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